부동산 시장 침체기, 자산가들은 어떻게 대처할까? [한경부동산밸류업센터]

입력 2023-12-09 07:40  

최근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은 경기불황과 함께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침체의 늪에 빠져든 모양새다. 얼마 전까지 만해도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투자열기로 뜨거웠던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이었기에 그저 놀랍고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오히려 이제는 부동산 투기열풍이 아닌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고민해야할 정도다.

당연히 부동산을 대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도 사뭇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이는 자산가들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자산가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보통의 사람들보다 부동산 투자경험이 많거나 큰 금액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 까닭에 부동산 시장에 좀 더 민감한 편이다.

그렇다면 요즘 같은 부동산 시장 침체기, 자산가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유형별로 하나씩 살펴보자.



첫번째 유형, 시장위기는 우량 부동산을 값싸게 매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강남 요지에만 상가빌딩 3채를 가지고 있는 A씨(남/70세). 그는 평소 입버릇처럼 “시장위기야 말로 우량 부동산을 값싸게 매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과거 IMF 외환위기 때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 평소 매물로 접하기조차 어려웠던 우량부동산을 급매물, 경·공매물, 부실채권매물, 대물변제매물, 미분양할인매물, 개인상속매물, 기업구조조정매물이라는 이름으로 접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물론 A씨의 이런 독특한 투자관은 실제 투자실행으로도 이어졌고, 그때마다 좋은 결과를 가져왔음은 물론이다. 근래 들어 부동산 시장 침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A씨. 그에게 시장위기는 위협이 아닌 절호의 기회일 뿐이다.

두번째 유형, 가격 급락은 자녀를 위한 부동산 증여의 최적 신호

얼마 전 자신명의로 된 고가의 강남 재건축 아파트 1채를 자녀 2명에게 증여하기로 결심한 다주택자 B씨(남/68세). 최근 아파트값 급락에 대처한 나름의 해법으로 부동산 증여를 선택한 것이다. 대부분의 자산가들은 자녀를 위한 부동산 증여에 관심이 많다. 물론 이는 증여 이후 시간이 흘러갈수록 부동산 가격도 함께 상승할 거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통상 자산가들이 부동산을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자산가들이 기존부터 소유하고 있던 부동산을 증여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시중에 나와 있는 부동산을 매입해 취득단계에서부터 증여로 이어지게 하는 방법이다.



먼저 기존에 소유하고 있던 부동산을 증여하는 경우는 대게 세금이슈와 맞물린 다주택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주택시장 침체가 확연해 급매물 내지 급급매물 위주로만 거래될 때를 자산가들은 자녀증여를 시도할 수 있는 최적기로 보고 있다.

다음으로 시중에 나와 있는 부동산을 신규로 매입해 취득할 때부터 대출을 끼고 자녀와 공동등기(부담부증여)하는 경우다. 대게 이 경우 임대수익 창출이 쉽지 않은 아파트나 토지보다는 안정적인 월세수입을 거둘 수 있는 유망상권 내 상가나 상가빌딩이 선호된다.

한편 고금리 여파로 작금의 부동산 시장 침체가 생각보다 더 길어질 것이라는 예측성 언론보도가 잇따라 나오면서 부동산 증여를 통해 절세효과는 물론, 온전한 자산증식 효과를 누리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따라서 부동산 가격급락은 B씨 같은 자산가들에게 자녀를 위한 부동산 증여의 최적신호가 되고 있다.

세번째 유형, 지금은 고금리·고물가 시대, 부동산을 가공하되 신축보다는 리모델링

서울 성동구 성수동 카페거리와 인접한 곳에 위치한 낡고 오래된 2층짜리 단독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C씨(여/46세). 몇 해 전 부친의 사망으로 인해 상속받아 지금껏 거주하고 있던 그녀에게 고민거리가 하나 있다. 2030세대가 즐겨 찾을 만큼 상권이 뛰어난 관계로 해당 단독주택을 허물고 카페용 꼬마빌딩을 신축하고 싶은데, 근래 들어 건축공사비가 천정부지로 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금리 여파로 대출을 많이 받기도 부담스러워 이제는 건물신축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생일대의 소원이었던 건물주 카페사장 자리도 물 건너간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하늘이 도운 것일까. 최근 우연히 알게 된 모 건축업자로부터 신축 대신 리모델링 제안을 받게 되면서 마침내 건물주 카페사장이라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사실 고금리·고물가 시대에는 매입한 후 그대로 매각하는 단순 부동산 투자방식으로는 더 이상 큰 차익을 남기기 어렵게 됐다. 하지만 부동산을 가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훗날 절세시점과 맞물려 제대로 되판다면 큰돈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신3고 시대의 산물인 고물가 여파로 건축공사비가 급격히 상승했고, 은행권 대출 역시 고금리 여파로 부담이 매우 커진 만큼 나대지 상태에서 신축하기보다는 기존의 건물을 온전히 활용해 리모델링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주요 도심의 노후화된 건물을 시세보다 값싸게 매입해 리모델링한 후 우량임차인을 유치하고 임대료를 개선시켜 건물의 가치를 크게 상승시키려는 것이 대표적이다. 건물의 외관을 한껏 멋들어지게 꾸미고, 엘리베이터 설치 등 내외부시설을 한층 개선시킴으로써 임대료와 자산가치 상승을 함께 도모했다는 사례를 우리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네번째 유형, 정부정책의 변화를 주시하고 발 빠르게 대응하기

정부정책에 대응한 발 빠른 부동산 투자로 큰돈을 벌어왔던 자영업자 D씨(남/55세). 근래 들어 주택시장의 침체와 맞물려 감지되고 있는 정부의 정책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부동산정책은 경기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경기가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다면 냉탕정책(부동산 시장 규제정책)을 써야할 필요가 생기는 반면, 경기가 지나치게 침체돼 있다면 온탕정책(부동산 시장 활성화정책)을 쓸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정부정책에 따라 부동산 투자의 향방이 정해질 수 있는 만큼 향후 발표되는 정부정책을 주시하고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부동산 재테크의 기회를 포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유형, 수익성보다 환금성에 투자하기

최근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으로부터 고수익을 담보한다는 생활형숙박시설(레지던스) 투자를 권유 받았던 E씨(여/51세). 수익성보다는 환금성이 우선이라는 평소의 소신에 따라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했다.

부동산 투자를 비롯한 모든 투자에는 ‘고위험 고수익(High-risk High-return)’이라는 대원칙이 깔려 있다. ‘투자에는 반드시 위험이 뒤따르며, 기대하는 수익이 클수록 위험도 그만큼 커지기 마련’이라는 뜻이다.

최근 고금리와 맞물려 부동산 시장 침체가 깊어지자 이틈을 노리고 시중금리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자산가들은 직간접적인 과거의 투자경험을 상기하며 당장의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높은 수익률을 좇기보다는 언제든지 사고팔 수 있는 환금성이 뛰어난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동현 하나은행 WM본부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동산투자자문팀 수석전문위원

※ 본 기고문의 의견은 작성자 개인의 의견이며, 소속회사의 의견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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